“자, 지금 시간 새벽 두 시를 몇 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진은 마이크에 입술을 바짝 가져다 댔다.
“여기는, 잠 못 드는 당신과 함께하는… ‘AM 2시의 사연’이고요.”
방음 부스 안, 붉은 ON AIR 등이 네모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유리창 건너편에서 세진 PD가 손가락을 셋, 둘, 하나 차례로 접었다. 광고가 들어가기 직전이라는 신호였다.
“저는 DJ 하진입니다.”
마지막 멘트를 던지자마자 배경 음악 볼륨이 서서히 차올랐다. 이어폰으로 라인이 전환되는 소리가 미세한 잡음처럼 귓가를 스쳤다.
“컷.”
유리창 너머에서 세진이 엄지를 치켜들었다.
“광고 1분 30초.”
하진은 이어폰을 한쪽 귀에서 살짝 뺐다. 마이크 볼륨을 내린 손이 기계적으로 모니터 쪽을 향했다.
“오늘은 또 누가 안 자고 듣고 있을까요.”
입술 사이에서 나지막한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그리고, 오늘도 오겠지.’
커서가 라디오국 메일함 아이콘 위에서 깜빡였다. 새로 고침 버튼을 누르자 받은 메일 수가 한 자리씩 늘어났다.
“사연… 꽤 왔네.”
제목 줄에 뜬 닉네임들이 줄을 이었다. [야근노예], [새벽달], [잠 좀 자자] 같은 이름들 사이로 익숙한 발신인이 눈에 박혔다.
[발신: 별]
“또 있네.”
하진의 손가락이 그 줄 위에서 멈췄다. 지난 일주일 동안 정확히 같은 시간에 도착하던 이름이었다. 새벽 두 시. 초 단위까지 틀리지 않는 메일.
“하진 씨.”
이어폰 속으로 세진의 목소리가 파고들었다.
“1분 남았어요. 첫 사연 뭐 갈 거예요?”
“음….”
하진은 스크롤을 잠시 올렸다.
“일단 회사 욕 없는 걸로요.”
“새벽 두 시에 회사 욕 빼면 남는 게 있긴 해요?”
세진이 킥킥거리며 대꾸했다.
“그래도 심야 감성 지켜야죠.”
하진은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렸다.
“첫 곡도 잔잔하게 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