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하시는 거예요?”
유리문에 공지문을 붙이던 손이 멎었다. 테이프가 반쯤만 붙은 채로 허공에 대롱거렸다.
“네?”
어깨 너머로 돌아보자, 문을 반쯤 연 남자가 한 손으로 문고리를 잡은 채 서 있었다. 검은 우산 끝에서 빗방울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문에… 공지 붙이시길래요.”
남자가 턱으로 유리문을 가리켰다.
“폐업 안내라고 써 있길래.”
민망함에 테이프를 꾹 눌러 마저 붙였다. 검은 글자가 비 오는 거리에 비쳐 흐릿하게 번졌다.
“네, 맞아요. 한 달 뒤에 문 닫아요.”
남자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앞머리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바닥에 둥근 점을 남겼다.
“그럼 아직은… 주문 가능하죠?”
“비 맞고 오셨으면, 따뜻한 거 하나는 괜찮겠네요.”
문 옆에 세워 둔 물걸레를 피해 안쪽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들어오세요.”
남자는 우산을 접어 입구 옆 통에 꽂았다. 손등으로 대충 머리를 훑고는 안으로 들어왔다.
“신발 소리가 조금… 시끄러울 수도 있어요.”
“상관없어요.”
젖은 운동화 밑창이 낡은 마룻바닥을 끄는 소리가 났다. 카페 안에는 잔잔한 재즈 피아노가 낮게 흐르고 있었다. 창가에 앉아 있던 손님 둘이 동시에 고개를 들어 그를 힐끔 봤다.
‘월요일 낮, 비, 손님 셋.’
속으로 오늘 매출을 가늠하며 카운터로 향했다.
“메뉴판은 저쪽 벽에 있어요.”
오른손으로 카운터 위 칠판을 가리켰다. 분필로 적힌 메뉴 위로 형광등 빛이 희미하게 번져 있었다.
“커피는 거의 다 되고요. 밀크티랑 과일차도 하나씩 남아 있어요.”
남자는 카운터와 칠판 사이에 서서 한동안 글자를 읽었다.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그가 고개를 조금 젖혀 위쪽 칸을 다시 훑었다.
“생각보다 메뉴가 많네요.”
“정리해야 하는 메뉴가 많다는 뜻이죠.”
입가에 짧은 쓴웃음이 스쳤다. 손은 자동으로 행주를 잡고 카운터 한쪽을 천천히 닦고 있었다.
“이 동네, 카페 많잖아요. 이제 하나쯤 줄어들어도 아무도 못 느낄 거예요.”
“적어도 전 느낄 것 같은데요. 오늘 처음 왔는데도.”
남자가 고개를 살짝 옆으로 기울였다. 으레 하는 빈말이겠거니 싶어 행주를 뒤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