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윤 씨 맞으시죠?”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로비 전체에 울려 퍼졌다.
유리문을 밀고 들어오던 이윤의 발걸음이 딱 거기서 멈췄다.
“네… 저요?”
입 안이 바짝 말라 혀끝이 입천장에 달라붙었다.
보안요원이 손에 들고 있던 클립보드를 내려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첫 출근이시라면서요. 출입카드 발급해야 해서요.”
“아, 네.”
이윤은 서둘러 가방 끈을 고쳐 잡았다. 손바닥에 축축하게 땀이 배어 나왔다.
‘하필이면 월요일, 첫 출근이라니.’
유리벽 너머로는 회색 정장과 검은 구두의 물결이 끊임없이 밀려들고 있었다. 자동문 위에 걸린 회사 로고가 아침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번졌다.
“주민증 있으세요?”
“잠깐만요.”
가방 안을 뒤지는 손이 자꾸만 엉뚱한 물건만 건드렸다. 이어폰, 립밤, 구겨진 영수증.
“이상하네… 분명 넣어 왔는데.”
“천천히 찾으셔도 됩니다.”
보안요원이 툭 하고 말을 던졌다.
“오늘 첫날이신 분들 다 그러시더라고요.”
이윤은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지갑을 찾아 꺼내는 데까지 몇 초가 더 걸렸다.
“여기요.”
“감사합니다.”
보안요원이 기계에 카드를 통과시키는 동안, 이윤은 몰래 입가를 훔쳤다. 립스틱이 번지진 않았는지, 머리카락이 엉망은 아닌지.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간간이 어깨 위로 떨어졌다. 이윤은 애써 앞만 바라보았다.
‘괜히 새 얼굴 티 내지 말자.’
카드를 돌려받자 보안요원이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저쪽 안내 데스크로 가시면 인사팀 직원이 맞이해 줄 거예요.”
“네, 감사합니다.”
이윤은 가볍게 허리를 숙이고 안내 데스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대리석 바닥이 구두 굽에 부딪혀 일정한 소리를 냈다.
“혹시 서이윤 씨?”
둥근 안경을 쓴 여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을 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