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들었어?"
소연이 숟가락을 공중에서 멈췄다.
김이 서리는 라면 그릇 위로 그녀의 눈이 천장을 향했다.
"뭘?"
민수가 젓가락으로 면을 휘휘 저으며 물었다.
'역시 내가 예민한 건가.'
소연의 어깨가 살짝 굳어졌다.
"지금, 위에서."
그녀가 숟가락을 살며시 내려놓았다.
"쿵, 걸어 다니는 소리."
민수는 라면을 한 입 집어 입가에 멈춘 채 귀를 기울였다.
새 아파트 특유의 페인트 냄새와 플라스틱 포장지 냄새가 거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냉장고 모터 돌아가는 소리만 귓가를 긁었다.
"아무 소리도 안 나는데."
그가 어깨를 으쓱였다.
"입주 첫날이라 긴장했나 보다."
소연은 입술 안쪽을 살짝 씹었다.
'분명히 들렸는데.'
숟가락 끝이 그릇 가장자리를 톡 건드렸다.
"위층, 벌써 이사 왔나 보네."
민수가 입가에 걸린 면을 후루룩 삼켰다.
"애라도 있나? 막 뛰어다니고."
"위층 없잖아."
소연이 바로 잘랐다.
"여기, 12층이 제일 꼭대기라면서."
민수의 손이 잠깐 멈췄다.
"아, 그랬지."
그가 머리를 긁적였다.
"13층은… 뭐였더라, 기계실?"
"없는 층이라고 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