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심판의 오른손이 하늘 높이 치켜올라갔다.
파울라인 근처에 떨어진 땅볼이 첫 베이스맨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웃! 경기 종료!"
구장의 소음이 한 번에 터져 나왔다.
상대 팀 더그아웃 쪽에서 모자가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만년 4번 타자의 헬멧이 잔디 위로 던져졌다.
"야, 영일고 4강이다!"
관중석에서 누군가 목이 터져라 외쳤다.
기세 좋던 응원북 장단이 더 크게 울렸다.
정우는 벤치 끝에 앉아서, 방금 끝난 마지막 타구 방향을 멍하니 바라봤다.
흙먼지가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진짜, 이렇게 끝이네."
무릎 위에 올려둔 글러브 안쪽으로 땀이 식어가고 있었다.
"라인 좀 보지, 저걸 그냥 치냐고."
옆자리 2학년이 이를 갈았다.
배트 자국이 남은 장갑을 괜히 괴어 쥐었다.
"마지막 타석이니까 더 힘 들어간 거지."
포수 백업이 쓴웃음을 흘렸다.
헬멧 끈을 풀지도 않은 채였다.
"힘이 아니라 집중이 문제야."
그의 시선이 더그아웃 저편, 조용히 서 있는 정우 쪽으로 살짝 스쳤다.
정우는 모자를 한 번 깊게 눌러썼다.
"라인볼 같은 땅볼."
그가 작게 중얼거렸다.
"평소 같으면 파울이었을 텐데."
손가락이 무릎 위에서 느리게 떨렸다.
"각도 반 뼘만 위였으면 파울인데."
머릿속에 방금 공의 궤적이 다시 그려졌다.
1루 파울라인과 공 사이로 얇은 선이 그어지는 느낌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