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아직 가동하면 안 됩니다!"
유리벽 너머로 누군가 팔을 휘저었다.
경고등이 붉게 번쩍였다.
"써스틴 값 안 맞아요, 박사님!"
모니터 앞에 붙은 연구원이 음성을 거의 지르다시피 했다.
강준호는 귀에 꽂힌 이어폰을 턱으로 밀어 내렸다.
눈앞의 추력 그래프가 매끄럽게 올라가고 있었다.
파란 곡선이 그가 계산한 값과 거의 겹쳐졌다.
"조금만 더."
그가 마이크를 잡고 낮게 말했다.
"추력 백오십까지 확인해야 돼."
유리창 아래 거대한 팬이 굉음을 뿜어냈다.
시험용 제트 엔진이 하얀 증기를 토해냈다.
금속 케이스가 미세하게 진동했다.
"이제야… 끝이 보이네."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잠깐 멈췄다.
석 달째 이어진 군용 UAV 엔진 프로젝트.
한 번만 더 성공하면, 드디어 완성 단계였다.
"박사님, 진동 수치 보셨어요?"
옆자리 박사가 손등으로 그의 모니터를 두드렸다.
안경테가 흘러내려 코끝까지 내려와 있었다.
"버퍼가 감당 못 합니다. 더 올리면 터져요."
"계산상으론 버텨."
준호는 짧게 내뱉었다.
눈꺼풀이 피로에 절여져 살짝 내려앉았다.
"조금만, 데이터 더 뽑고 끄자."
그는 손목시계를 힐끗 봤다.
"새벽 세 시."
실험실 안은 낮처럼 환했다.
형광등 불빛이 스테인리스 바닥에 하얗게 반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