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왜 멈춰…?"
현우의 손이 본능처럼 벽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엘리베이터가 짧게 덜컹거리더니, 숫자 패널의 18이 깜빡이다 멈췄다.
"설마 첫 출근날에 갇히는 건 아니겠지."
이마에 붙은 잔머리를 손등으로 쓸어 올리며 그는 숨을 고르려 했다.
"지금 시간, 8시 52분."
바지 주머니에서 꺼낸 폰 화면이 묘하게 흐릿하게 느껴졌다.
"입사 첫날 지각이면 진짜 전설 되겠다."
농담처럼 내뱉었지만, 손가락 끝이 식은땀으로 미끄러졌다.
천장 스피커에서 딱 하고 작은 잡음이 튀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곧 재가동하겠습니다."
기계적인 안내음이 흐르고, 다시 고요가 내려앉았다.
"아직 8분 남았어. 괜찮아."
붓기 덜 빠진 눈꺼풀이 천천히 감겼다 뜨였다.
"괜찮을 거예요."
현우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는 넥타이 매듭을 한 번 더 조였다.
목덜미를 파고드는 원단이 더 거칠게 느껴졌다.
"어제까진 백수였는데."
짧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오늘부터는 대기업 정직원 씨."
스스로를 놀리듯 말한 뒤, 그는 거울처럼 반짝이는 엘리베이터 벽에 비친 얼굴을 훑어봤다.
다크서클이 얇게 드리워진 눈 아래로, 아직 어색한 양복 깃이 비뚤게 접혀 있었다.
"그래도 사람은 돼 보이네."
주름진 소매를 펴려 팔을 털자, 손목시계가 살짝 돌아갔다.
"세연이 뭐라 했더라. 첫날부터 사고는 치지 말라고."
입꼬리가 애매하게 한쪽만 올라갔다 내려갔다.
띠딩— 하는 소리와 함께, 멈춰 있던 엘리베이터가 다시 부드럽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살았다."
현우의 어깨가 기운 빠진 듯 내려갔다.
금속 벽에 기댄 등에서 긴장이 천천히 빠져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