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님, 진짜 이대로 내요?"
인턴 검사가 프린트물을 부여잡고 물었다.
한지후는 커피잔을 입에 댄 채, 눈만 슬쩍 들었다.
서늘한 형광등 아래, 보고서 위 검은 글자가 가지런히 누워 있었다.
"틀린 데 있어?"
그가 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도자기 잔 바닥이 책상 위를 짧게 긁었다.
"틀렸다기보단…"
인턴이 목을 움찔였다.
"피의자 심리상태를 '거의 분열 수준'이라고 단정하신 부분이…"
"기록대로 썼어."
지후가 펜을 돌리며 말했다.
"면담 때, 자기 이름 세 번 틀린 사람이지?"
인턴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긴 한데."
"그러면 된 거야."
펜이 종이 끝을 톡 두드렸다.
"법정에선, 애매한 표현이 제일 위험해."
인턴의 어깨가 살짝 내려갔다.
"네, 수정 없이 올리겠습니다."
그는 서류를 품에 안고 나갔다.
문이 잠깐 열렸다 닫혔다.
검찰청 밤 근무 층 복도 소음이 얇게 스며들었다 사라졌다.
지후는 커피를 한 모금 더 마셨다.
쓴맛이 혀끝에 오래 남았다.
"오늘은 일찍 갈 수 있나 했는데."
책상 모서리에 놓인 서류 더미를 힐끗 봤다.
휴대폰이 진동했다.
책상 위에서 짧게 떨렸다.
발신자: 강동수 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