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한도윤, 사형을 선고합니다."
판사의 목소리가 법정에 울려 퍼지는 순간, 한도윤은 웃었다.
억울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대검찰청 에이스, 역대 최연소 부장검사. 15년을 바쳐 쌓아올린 모든 것이 조작된 증거 하나에 무너졌다.
"검사님, 항소하셔야..."
국선변호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지만, 도윤은 고개를 저었다.
"됐어요."
방청석에서 누군가 흐느끼는 소리가 났다. 후배 검사 서지원이었다.
도윤은 그녀를 바라보며 입 모양만으로 말했다.
'미안해.'
교도소로 이송되는 호송차 안에서, 도윤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서울의 야경이 흐릿하게 번져 보였다.
'결국 이렇게 끝나는 건가.'
박재현 법무부 장관. 성진그룹 이호진 회장. 그리고 대법관 최영수.
그 세 사람이 만든 거대한 카르텔을 건드린 대가가 이것이었다.
증거는 완벽했다. 도윤이 직접 확보한 비자금 장부, 뇌물 수수 녹음 파일, 해외 페이퍼컴퍼니 거래 내역.
하지만 그 모든 증거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고, 대신 도윤의 계좌에 50억이 입금되었다.
"한 검사, 이번만 눈 감아."
박재현이 직접 찾아와 한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돌았다.
"싫습니다."
그 한마디가 자신의 사형 선고문이 될 줄은 몰랐다.
도윤은 쓸쓸하게 웃었다.
"다시... 한 번만 기회가 있다면..."
눈이 감겼다.
차가운 어둠이 의식을 삼켰다.
"야, 한도윤! 늦겠다, 일어나!"
누군가 어깨를 흔들었다.
도윤은 벌떡 일어났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
"...뭐야?"
